로드킬 신고와 사고의 수습

 

                                  <주제와 상관없는 사진입니다>


오후 어느 순간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일하다 말고 왜 불렀는지 밖을 나가보았다

너무나 가슴 아픈 상황이였다.

길고양이가 차에 치여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어떡하지 하다가 고양이를 감쌀 무언가가 필요해서 이리저리 찾고 있는데

밖에서는 자꾸 나를 찾는다

마음이 더욱 더 급해졌다.

밖을 나가니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고 있었다.

일단 급하게 아무거나 집어서 가지고 와서 고양이를 들어 인도로 옮겼다

상태는 처참했다.

내부 출혈로 피를 토했고 머리를 밟고 지나갔는지 눈알도 튀어나와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모습이 징그럽거나 역겹거나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나를 부른 직원 포함 몇 사람이 이리저리 전화를 하는 것이 보였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지역번호+120 ??을 눌러서 신고하면 된다고 했다

전화했다

들은 내용은 어이가 없었다.

고양이가 '죽지 않았으니' 본인들 관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곳 알아보겠다고 한다.

길고양이 녀석은 지금 1초가 급할정도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는데

시청 그 어느과를 전화하든 다들 하는 소리는 똑.같.았.다

"저희 관할이 아니여서....저희 관할 대상이 아니여서..."

생명이 죽어가는데 본인 할 일 늘어나는게 귀찮아서 떠넘기는 것이 느껴진다

요즘 반려동물이 몇십만인데

본인들은 강아지 안 키우고, 고양이 안 키우고, 자식들 안 키우나??

네이버 검색에서도 나온 방법은 그저 이론적인 것 같았다.

로드킬로 고양이가 죽으면 120번인지 128번지가 맞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를 당한 고양이나 동물들은 신고하는 곳이 다르다

몇 명의 사람들이 알아봐주었고,

얼마간에 시간이 흘러서야 알게 된 정보가 나타났다

사고를 당한 유기 반려동물은

시에서 주관하는 유기동물보호소와 연계된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면 된다고 했다

아이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어떻게 데리고 가야 하지?라고 생각했는데

한 커플이 와서는 "저희가 병원으로 데려갈께요" 라고 했다

동물병원 정보를 알려준 커플이였다.

아이를 상자에 넣으려고 했는데 너무 괴로운 나머지 발버둥을 쳤다

나의 입에서는 미안해 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나왔다.

그렇게 아이를 데리고 간 커플은 시보호소와 연계된 동물병원에 고양이를 데려갔다

의사는 고양이 상태를 보더니 힘들겠지만 수술을 하겠으니

맡기시고 가셔라라고 했다고 한다

고양이를 상자에 넣기 전 아이의 배설물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항문이 열린 것 같았다.

얼마 못 살겠구나 라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고양이의 배설물이 옷에 묻었다. 그러나 상관 없었다

1시 30분쯤 후에 어떤 아저씨가 회사에 들어와서는

"고양이 치웠어요?" 라고 묻는다

시청에서 보낸 직원이였고, 트럭에는 재활용품 수거차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직까지도 한국은 동물에 대한 제도 개념이 후졌다.

수거차량 오는 거 보고 기가 막혔다

시간이 흐르니 팔이 따가웠다


고양이를 상자에 넣을 때 할퀴었나보다

얼마나 아팠을까

좀 더 조심스레 했어야 했는데 너무나 미안하다

그 커플은 얘기했다

"고양이가 그렇게 사고를 당하고 나서도 나설 용기가 없었는데

이렇게 먼저 나서주는 사람이 있으니 저도 없던 용기가 나더라구요."

우리 사회의 일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인은 정으로 살아왔었는데, 각박한 경쟁에, 범죄를 당한 힘든 현실에

점점 한국인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도

이제는 한국에서 빈익빈 부익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정이 많은 곳은 많지만, 정이 없는 곳은 너무도 없다.

시간이 흘러 병원에 알아보니

고양이는 수술을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너무나 슬픈 현실이지만

고양이가 길바닥에서 몇번이고 밟히는 걸로 끝난게 아닌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맨 위 사진처럼

얼룩무늬가 있었던 갈비뼈가 한손에 잡혔던 어린 길고양이였다

카메라를 돌려보니 그 차는 고양이를 밟은 걸 알았다

브레이크 등이 켜졌었고, 비상등도 켜졌었다.

그러나 2~3초 뒤 그냥 출발했다.

신고하고 싶었으나 신고해도 어디 뭐 받아줄 데도 없다.

몰라서는 아닌 거 같고, 놀라서 아니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지 않았을까?

우리는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무겁지만 어렵지만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지어야 하는 무게는 있다.

우리는 좀 더 나서야 하고, 바꿔야 한다.

작은 움직임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 수 있듯이.

고양이가 비록 여기서는 이렇게 힘들고 아프게 갔지만

무지개 건너 저 세상에서는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진짜 운전 조심합시다!

동물 사고 났으면 신고라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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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은 지역번호+120 신고할 것

사고가 났다면

해당 지역 반려동물보호소와

연계된 동물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무지개 건너 편히 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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